제목 [문화일보]“주민과 꾸준히 할 수 있는일 찾아… 가장 오래가는 마을기업 될것” 작성일 20-09-14 09:11
글쓴이 도시재생산업박람회 조회수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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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식 만부마을 협동조합 이사장

“마을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길게 보고, 지치지 말고, 기다려 줘야 합니다.” 국내 1호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위한 마을기업으로 지난해 4월 정부 인가를 받은 인천 남동구 만부마을 양순식(56·사진)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의 말이다.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보다 가장 오래된 마을기업으로 불렸으면 한다는 그가 이곳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는 전국 마을활동가들에게 늘 하는 충고다. 지난 9일 조합 사무실이 위치한 마을커뮤니티센터에서 만난 양 이사장은 곧 출시할 이곳 문화상점의 시제품을 놓고 조합원과 격론을 벌이고 있었다.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한 것만으로 재생사업을 끝냈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것을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양 이사장은 만부마을이 2017년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구로 선정되기 3년 전부터 이곳에서 주민협의체 활동을 해왔다. 그는 사실 이곳 토박이가 아니다.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를 따라 10살 때 이곳에 이사와 20대 초반까지 살았다. 일찍 결혼해 동네를 떠났다가 재개발된다는 소식을 듣고 나이 쉰이 돼서 다시 돌아왔다. 그 역시 동네가 재개발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어머니가 사는 집 근처에 빈집을 4채나 샀다. 최소 4개 필지는 가지고 있어야 아파트 한 채를 보상받을 수 있어서다.

“이 동네 집들은 대부분 10평(33㎡)도 채 안 돼요. 그래도 다락도 있고, 작은 텃밭도 가꿀 수 있어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는 안성맞춤인 보금자리죠.”

그는 이 같은 이유로 아파트에 살기 싫다는 어머니의 고집을 꺾지 못해 결국 재개발조합에도 가입하지 못했다. 이후 자신도 이곳 동네에 정착해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협의체를 만들고 마을 골목길을 가꾸고 허물어진 담장을 고쳐 직접 페인트칠도 했다. 마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생계를 꾸리기도 힘든 노인들까지 나서 양 이사장을 도왔다. 만부마을이 2018년 인천에서 가장 먼저 ‘우리동네살리기형 도시재생뉴딜사업’ 공모에 선정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마을 주민의 33%가 취약계층입니다. 협동조합은 이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의식주’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을주민 38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이곳 협동조합의 주된 사업은 주민들의 의식주와 관련됐다. 동네 어르신 50여 명에게 매일 점심 한 끼라도 대접하기 위해 시작한 ‘마을밥상’은 취약계층을 위한 돌봄 사업으로 인정을 받아 규모가 커졌다. 마을 ‘문화상점’에서는 학교 등과 연계한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헌 옷가지 등을 리폼한 핸드메이드 제품을 상품화해 올 상반기에만 10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냈다. 웬만한 집수리도 마을관리소가 맡아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동네일 이란 게 말이 많을 수밖에 없잖아요. 옆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형편을 다 아는데, 욕심내지 않고 꾸준히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지속할 수 있는 일을 할 겁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양 이사장은 담담히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출처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09110103262731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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