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문화일보] 인천 속 ‘작은 외국’… 상생교류소 만들어 ‘고려인과 함께웃所’ 작성일 21-10-29 14:11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1,236

본문

2105649820_ja0zRV1t_922f9d36b79330d9ef46164ad625e04d617d7da0.jpg 


2021101201032727318002_b.jpg?v=20211029141053

▲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 상생공동체 회원들과 고려인 이주민들이 지난 추석 때 한국과 러시아의 전통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는 행사를 진행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함박마을 도시재생지원센터 제공




- 국내 다문화 마을 첫 뉴딜사업 ‘함박마을’

주민 1만2000명중 절반 고려인
동네 원주민과 행복한 공존 시도

국내 첫 고려인마을주민회 발족
청년·어르신 자율방범대 활동도

15개 사업에 예산 240억 투입
다양한 문화 세계음식거리 조성
내년 세계문화상품창작소 오픈


인천 = 글·사진 지건태 기자

인천 ‘고려인 타운’이라 불리는 함박마을에 들어서면 러시아 문자로 쓴 레표시카(빵집), 멜니차(식품점) 등 낯선 간판을 단 상점을 쉽게 볼 수 있다. 마을 주요 상권인 왕복 2차선 이면도로 300m 구간에만 러시아어를 쓰는 외국인 상점 28곳이 성업 중이다. 서울의 이태원 같은 느낌도 드는 함박마을은 인천의 진산(鎭山)인 연수구 문학산 남쪽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원래는 인근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미국의 업타운 ‘베벌리힐스’ 같은 고급 주택지로 개발하려던 곳이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도심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주택 수요가 늘자 단독주택이 들어설 자리에 원룸주택만 즐비해 있다.

계획 인구 1000여 명의 함박마을은 현재 1만20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한다. 이 중 주민등록상 이곳에 주소를 둔 내국인 5357명을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중 대다수는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독립국가연합(CIS)에 살던 고려인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함박마을은 국내 다문화 마을 도시재생의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인천 연수구 연수1동 514번지 일원 12만1600㎡ 넓이의 함박마을은 ‘안전한 우리동네, 고려인과 함박웃소(所)’라는 사업명으로 오는 2024년까지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추진된다. 고려인과 함께하는 상생교류소 건립 등 15개 단일사업에 24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전체 사업 예산 중 80% 가까이가 지역 주민과 고려인이 소통하고 상생할 수 있는 시설운영과 프로그램에 반영됐다.
 

20211012010327273180021_b.jpg?v=20211029141053
▲  인천 연수구 연수1동 함박마을을 지나는 왕복 2차선 도로에 러시아어를 쓰는 상점들이 즐비해 있다.


이곳 함박마을은 인천에서도 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동네다. 주민 절반 이상이 언제부터 이 동네에 살았는지 알 수도 없는 외국인이다. 이들은 대부분 원룸 세입자다. 이곳에 외국인이 많이 몰리게 된 이유는 인근에 대규모 국가산업단지가 있고 집값이 싼 원룸주택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는 이들을 위한 상권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지금은 원주민보다 많은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이 중 절반 이상은 우리와 같은 피부색을 가진 고려인이다. 이들 고려인 역시 재외동포 2∼3세대라 할 수 있지만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 보니 동네 원주민과 잦은 마찰을 빚어왔다. 이 때문에 함박마을은 인천에서도 가장 범죄 발생 건수가 많은 동네란 오명을 받아왔다. 2018년 이곳 경찰 지구대에 접수된 폭행 건수만 169건에 달했다. 그해 살인 사건도 1건 발생했다.

결국 마을 주민들이 나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동네를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지 고심하다 관과 손잡고 추진하게 된 사업이 도시재생이다. 처음에 관 주도로 골목길 가로등을 정비하고 방범용 CCTV도 100개 넘게 설치됐지만 범죄 발생 건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

지난해 두 번째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도전해 성공한 인천 연수구는 이곳 주민들과 외국인이 한곳에 모여 범죄에 대한 인식과 서로 다른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등에 대한 문제를 스스로 고백하게 했다. 삶의 방식과 문화가 다른 주민들이 한 동네에서 부대끼며 살아갈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이곳 동네에서는 툭하면 음식 조리에 쓰이는 향신료와 제대로 분리 배출하지 않은 쓰레기 문제로 원주민과 외국인 사이에 시비가 붙곤 했다. 이후 전문가 컨설팅과 토론회 등을 수십여 차례 진행한 뒤 ‘안전한 마을 만들기’를 목표로 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

함박마을의 도시재생사업은 크게 셋으로 분류된다. 하나는 다문화가정의 정주지원과 고려인과의 공존을 위한 ‘상생’, 또 하나는 외국인 거주민에 대한 생활문화 인식개선과 문화교육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한 ‘활력’, 그리고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보행환경 개선과 범죄 예방을 위한 방범 등 ‘안심’ 사업이다. 


이를 위해 고려인과 주민이 함께 운영하는 상생교류소가 52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올해 착공했고,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세계음식문화거리가 조성되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세계문화상품창작소가 내년에 문을 열 예정이다.

올해 4월에는 국내 최초의 고려인마을주민회가 이곳 함박마을에서 발족했다. 마을에 정착한 고려인 스스로 자신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마을 가꾸기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치회다. 또 고려인 2세대가 주축이 된 할머니봉사단과 3세대 청년 20명으로 구성된 자율방범대가 활동 중이다. 이들 고려인 자치회는 또 마을 통·반장으로 구성된 함박마을 상생공동체와도 힘을 합쳐 다양한 주민지원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김선석 함박마을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함박마을 도시재생의 가장 큰 목표는 낡고 오래된 주거환경의 개선보다 원주민과 고려인,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다정한 이웃이 돼 서로 보듬고 잘사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1101201032727318002

도시혁신 산업박람회 추진위원회 사무국 주소 :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4나길 46, 덕성빌딩
TEL : 02)785-5801 FAX : 02)784-5801 이메일 : kuria@kuria.or.kr

COPYRIGHT(C) City Renaissance Industry EXPO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