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문화일보] “우리가 먼저 좋은 이웃 돼야…재외동포 후손들 이방인 취급 안 돼” 작성일 21-10-29 14:12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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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는 사소한 시비 많아
지금은 손인사하며 음식 나눠”


인천 = 지건태 기자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안심할 수 있고 이웃이 함께 정을 나눌 수 있는 동네를 만들 것입니다.”

마을 이름처럼 함박웃음이 피어나는 마을 만들기에 앞장선 류미정 함박마을 상생공동체 회장과 김종헌 사단법인 고려인지원단체 ‘너머’ 사무국장의 공통된 바람이다. 이들은 지난 8일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실에서 약 1시간의 간격을 두고 문화일보와 인터뷰했다.

류 회장은 이날 동네 23개 통장과 함께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못 한 고려인과 외국인을 수소문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냈다. 김 국장 역시 1주일에 3번 있는 한글 교실을 마치고 오느라 인터뷰에 좀 늦었다. 이들은 그동안 사소한 문제로 시비가 끊이지 않던 원주민과 고려인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사소한 일에도 시비가 붙은 동네 주민과 외국인을 쉽게 볼 수 있었죠. 지금은 서로 손 인사 하며 음식도 나눠 먹는 사이인걸요.”

류 회장은 이곳 함박마을에 4층 원룸 주택을 지어 임대업을 하고 있다. 은퇴한 남편과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 선택한 일이지만 처음에 후회도 많았다.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을 세입자로 들이면서 동네 사람들과 다툼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에게 김치와 찬거리 만드는 방법을 틈틈이 가르쳐 주며 이웃이 됐다. 류 회장은 “어느 동네나 좋은 이웃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좋은 이웃은 내가 먼저 좋은 이웃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추석 명절 때 동네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에서 전 만드는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해 올렸더니 고려인들 사이에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이 중에 한 젊은 고려인 주부는 마르코프차(당근김치)라는 러시아 전통 음식을 만들어 줘서 맛있게 먹기도 했다고 그는 자랑했다.

류 회장과의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센터에 도착한 김 국장은 “고려인도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는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곳 함박마을에 거주하는 고려인만 6000∼7000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중에는 체류 여부가 불분명한 외국인 신분도 있어 정확한 통계를 내기 어렵다. 이들 고려인의 상당수는 중국 만주와 연해주에서 의병활동을 한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다. 김 국장은 “해방된 조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중앙아시아로 쫓겨나 힘겨운 삶을 살아온 재외동포 1세대를 선조로 둔 이들을 더는 외국 국적의 이방인 취급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출처 : 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110120103272731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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