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문화일보> ‘예술 옷’ 입은 3色테마길· 벽화골목… 쇠락한 원도심의 부활 작성일 19-12-12 15:17
글쓴이 도시재생산업박람회 조회수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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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기사작성일 : 2019년 03월 18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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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전남 목포시 목원동 벽화골목에서 한 관광객이 도시재생 선도사업으로 단장된 벽화 등

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목포 목원동

옥단이길 투어 프로그램 인기
1년새 관광객 3000명 늘어나

‘마을기업’게스트하우스 속속
누적 투숙객은 2만 여명 달해

빈점포 49곳에 청년창업 열기
소극장·갤러리 등 10곳 성업


지난 2월 말에 이어 지난 13일 다시 찾은 전남 목포시 목원동은 활기에 차 있었다. 목포도시재생지원센터 직원은 “외부인이 느낄 수 있는 성과는 4∼5가지로 집약된다”고 귀띔했다.

우선, 원도심 상가에서 유달산에 이르는 3가지 테마길(노적봉 거리, 구름다리 거리, 김우진 거리)이 개발됐고, 이를 연결하는 골목길을 ‘옥단이길’(총 4.6㎞)로 명명해 투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옥단이는 1930∼1950년대에 실존했던 여성 물지게꾼으로 차범석 극작가의 희곡 ‘옥단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날도 행정안전부 공무원 등 17명이 조수경(여·56) 골목길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옥단이길을 답사하고 있었다. 코스 중간에는 주택들의 담장과 축대, 계단 등을 그림과 설치미술로 단장한 ‘벽화골목’도 있었다. 옥단이길 투어 관광객은 지난 2017년 2000여 명에서 지난해 49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목원동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200억 원(국·시비 각 100억 원)이 투입돼 ‘도시재생 선도사업’이 추진됐다.

목포시로부터 리모델링 비용 등을 지원받은 마을기업 형태의 게스트하우스 14곳도 2016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차례로 문을 열었다. 숙박시설이 부족한 원도심의 체류 여건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용자 증가 추세에 힘입어 지금까지 누적 투숙객은 2만여 명에 달한다. 최근 손혜원 무소속 의원 관련 이슈로 급부상한 만호·유달동 근대역사문화공간에는 관광객들이 이용할 만한 시설이 별로 없어 바로 옆 목원동이 반사효과를 보고 있다.

시는 빈 점포 49곳에도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상호 옆에 ‘1897청춘창업’이라는 팻말이 보이는 업소가 그곳이다. 박광배(41) 청춘창업협의체 회장은 “식당·카페 등 외식업체 15곳은 대부분 성업 중인데, 한 업소는 개업 후 5개월 만에 분점을 내기도 했다”며 “전남 최초의 독립영화관(시네마라운지 MM)을 비롯해 소극장, 갤러리 등 문화예술 분야 창업공간도 10여 곳이 된다”고 말했다. 문화관광콘텐츠 개발업체 ‘미카’를 운영하는 박 회장은 최근 순천시의 의뢰를 받아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순천만국가정원 홍보물을 만들었다. ‘카페 포셀린’이란 업소는 백자에 그림을 그리거나 흰 도자기 판에 고객이 의뢰한 사진을 옮긴 뒤 800도 가마에서 구워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목포의 심장’이자 ‘예향의 뿌리’로 불리는 목원동에는 내로라하는 인사들과 관련된 공간이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다녔던 북교초등학교와 젊은 시절 세를 얻어 살았다는 단칸방이 있다.

일본식 목조 사찰 건물인 정광정혜원은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 스님과 고은 시인의 만남이 이뤄진 곳이다. 한국전쟁 후 당시 승려였던 고은이 대학생이던 박재철(법정 스님의 속명)을 만나 불교에 귀의하도록 도움을 줬다고 한다. 가수 남진이 태어나고 자란 가옥은 잘 보존돼 있고, 내부에는 노래 연습을 위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가수 이난영의 생가터에는 이난영 소공원이 조성돼 있다. 우리나라 여성으로는 최초로 장편소설을 발표한 박화성의 생가터도 있다. 국내 최초의 근대극작가 김우진이 살았던 집터에는 북교동성당이 지어졌고, 이 일대는 ‘김우진 거리’로 불린다. 한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차범석의 생가 일부는 ‘차범석 길’에 남아 있다. 한국 현대 수필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진섭의 생가터로 추정되는 자리에는 상가가 들어서 있다. 한국무용의 대가 이매방을 배출한 목포권번의 일부 건물도 아직 남아 있다. 이매방은 권번의 예술기생들로부터 춤을 배웠다.

주민들을 위한 핵심시설로는 마을 중심에 ‘만인계 월컴센터’가 신축됐다. 1899∼1904년에 성행했던 ‘만인계’는 사람들에게 계표를 나눠준 후 추첨을 통해 순위에 따라 배당금을 주는 일종의 복권계였다. 그 수익금은 학교를 짓거나 도로를 개설하는 등 공공 목적으로 쓰였다. 오늘날의 ‘로또’와 유사하다. 센터 1층에 있는 마을기업 카페 ‘만인살롱’에서는 만인계의 전통을 살려 지난해 12월부터 매월 한 차례 카페 이용자들 중 20명을 추첨해 자전거, 게스트하우스 숙박권 등 선물을 주고 있다. 2층 다목적실에서는 기공체조, 시낭송 등 주민 모임이 열린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주차시설 3곳이 조성되고 주민 안전을 위한 CCTV가 37곳에 설치됐다. 주택 74곳 개량과 지붕 160곳 경관 개선에도 사업비 지원이 이뤄졌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목원동 골목길이 깨끗해진 것도 도시재생 추진 후 달라진 점이다. 골목길 해설사 조 씨는 “관광객들의 눈에 쓰레기가 띄지 않도록 주민들이 쓰레기를 밤중에 내놓고 새벽에 수거해 가도록 하고 있다”며 “외지에서 오신 분들이 놀라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목원동 도시재생에 대한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성환 목포대 사학과 교수는 “재생사업이 끝난 뒤 사람들이 가버렸다면 실패인데, 사람들이 남아 뭔가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행정에서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목원동 도시재생으로 시민들의 역량이 한 단계 올라간 만큼, 그 긍정적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만호·유달동 도시재생뉴딜사업과 근대역사문화공간 조성사업에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목포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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