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문화일보> 삭막한 8차로 도로에 숲·놀이·휴식공간… ‘야경 1번지’로 작성일 19-12-12 15:24
글쓴이 도시재생산업박람회 조회수 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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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기사작성일 : 2019년 03월 20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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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이나 여행객을 처음 맞는다는 의미로 조성된 전주역 앞 ‘첫 마중길’에서 한 어린이가 징검다리

를 건너고 있다.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역 앞 ‘첫 마중길’

S字 곡선 6차로와 보행길 조화
분수대 갖춘 산뜻한 공원 느낌
올해 조명설치해 밤 풍광 압권
전주야경 입소문에 관광객 북적

젠트리피케이션 예방 협약맺어
적정 임대료로 명품 거리 가꿔
車통행·보행자 安全 모두 성공

‘교통 정온화’ 모범사례로 꼽혀


지난 16일 전라선 KTX를 타고 전북 전주역에 내려 마주한 광장.

전주 도심을 관통하는 백제대로(전주역∼꽃밭정이 네거리 8.6㎞)의 출발점이다. 차량만 허용하던 8차로 직선 도로가 6차로 S자형 곡선도로로 재정비되면서 도로 중심에 길이 850m에 폭 15∼20m의 가로수 숲과 놀이·휴식 공간이 조성됐다. 야간 경관 조명까지 더해져 전주가 고향인 사람들도 몰라볼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 이미지를 뽐내고 있다. 전주시는 이방인이나 여행객을 처음 맞는 길이라는 의미로 ‘첫 마중길’이라 이름 붙였다.

‘첫 마중길’은 ‘도로’보다 ‘공원’으로 착각할 정도로 산뜻하고 쾌적했다. 알록달록 색상을 달리한 파라솔 사이로 아이를 안고 걷는 젊은 부부, 반려견을 앞세워 걷는 중년 여성, 수제품 액세서리·군것질 판매대·미니화분 매장·버스킹 공연장까지 사람들로 빼곡했다.

여름이면 아이들 물놀이 공간으로 변신하는 분수대와 느티나무(150주)·이팝나무(170주) 등 300여 그루의 가로수, 당산나무 느낌의 거목 팽나무(나무 둘레 1m, 높이 10∼15m) 5그루도 옮겨져 도시 숲의 면모를 갖췄다. 도로변에는 노천카페가 늘어서 이국적 풍치를 연출했다. 이곳이 얼마 전까지 차량만 다니던 8차로 도로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전주시는 첫 마중길 사업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3년 동안 예산 60억 원을 투입했다. 올해부터 야간 경관 조명까지 설치해 점등했다. 낮보다 밤 풍광이 더 멋진 이유다. 첫 마중길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자 대중교통을 이용해 전주역을 찾는 승객들도 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도 ‘전주야경’을 검색하면 첫 마중길 야경 사진이 올라올 정도다.

첫 마중길이 들어선 백제대로는 지난 1981년 전라선 이설 사업으로 전주역이 현 위치로 이전하면서 조성됐다. 전주역 일대는 전주 동부권 중심 상업지로 급부상한 적도 있었지만, 철도 이용객이 줄어든 데다 인근 신시가지에 상권을 내주면서 2000년 이후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2015년 4월부터 호남고속철과 연동된 KTX 열차 개통 후 전주역 승객이 연간 300만 명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하지만 특징 없이 늘어선 건물, 낡은 숙박시설, 허접한 간판, 답답한 도로 사정 등으로 전주시의 ‘첫인상’은 ‘별로’였다.

전주시는 이런 첫 이미지를 깨기 위해 도시재생을 선택했다. ‘자동차보다 사람의 도시, 콘크리트보다 생태의 도시, 직선보다 곡선의 도시’를 지향하는 것이 모토였다. 첫 마중길 사업 초기,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거셌다. 관청에서조차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심각한 교통정체를 유발할 수 있는 데다 자칫 도로 기능까지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택시 기사들을 중심으로 ‘단체장 퇴진’ 운동까지 벌이겠다며 으름장을 놓을 정도였다. 전주시는 주민 설득 작업을 통한 도시재생 공감대 형성과 관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재생 교육을 강화하며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첫 마중길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꼽히고 있다.

전주시는 첫 마중길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연말까지 4억 원을 들여 인근 도로변 상가의 낡은 간판 140여 개를 철거하고 시각적으로 편안하고 새롭게 디자인된 간판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오는 2023년까지 250억 원을 투입해 이 일대 20만㎡에 관광·음식 특화 거리를 조성하고 문화 예술 공연까지 접목해 전주의 새로운 성장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낡고 허름한 40년 된 전주역 청사도 새롭게 지어진다. 코레일은 오는 2022년까지 450억 원을 들여 전주의 전통미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전주역 역사(驛舍)를 선로 위로 올려 짓는 선상 역사 형태로 지어 전주의 새로운 건축 명소를 만들겠다며 국제 공모 설계에 들어갔다. 


문화숲 협동조합 김종호(31) 씨는 “연간 10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전주 한옥마을처럼 첫 마중길도 전주의 랜드마크로 육성해 보행자 중심의 문화 예술 공간으로 꾸며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수 전주 시장은 “전주의 삭막한 첫인상을 밝고 매력 있는 얼굴로 바꾸고, 도시 기능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의미를 담아 ‘첫 마중길’ 사업을 추진했다”며 “사람·환경·곡선이 잘 반영된 명품 도로를 통해 명품 도시 전주의 이미지가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는 지난 11일 전주역 인근 상가 건물주와 임차인, 상생협의회 임원들이 모인 가운데 젠트리피케이션 예방을 위한 상생 협약식을 가졌다.

상생 협약 체결 건물에는 ‘건물주·세입자 함께 가게’라는 문구가 담긴 브랜드 이미지(BI) 현판이 걸린다. 건물주와 임차인은 적정 임대료를 유지하고 쾌적한 영업·거리 환경 조성에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지난 7일 국토교통부 관계자를 비롯해 충청·호남권 도로 교통 실무자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주시는 첫 마중길 도로 재생 사업을 ‘교통 정온화(Traffic Calming)’ 성공 사례로 소개했다. 교통 정온화란 일명 ‘교통 진정화’ 사업으로도 불리며 보행자에게 안전한 도로 환경 제공을 위해 자동차의 속도와 통행량을 적절하게 줄이는 기법을 의미한다. 도시재생을 통한 전주의 교통 정온화 사업은 다른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성공적인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전주=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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