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문화일보> ‘형형색색’ 화분 품은 골목·‘울긋불긋’ 꽃 담은 담장… 슬럼가의 변신 작성일 19-12-12 16:34
글쓴이 도시재생산업박람회 조회수 1,376

본문

기사본문

문화일보, 기사작성일 : 2019년 04월 01일(월)



5c4bbaed43aaedb350622da3cc2ec73d_1576136054_0758.jpg
▲  지난 3월 27일 대구 서구 비산 2·3동 달성토성 인근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직접 가꾼 ‘골목정원’을 

보고 있다.



대구 서구 비산 2·3동

주민들이 합심 골목재생 나서
너도나도 화분 내놔 정원 가꿔
이웃의 情 쌓고 외지인 몰려와
달성토성엔 역사문화마당 건립

중구거리에 ‘순종 어가길’ 조성
향촌동 근대 건축물 리노베이션

남구 앞산 일대에 먹거리타운
둘레길 연계, 상권 활성화 꾀해


대구의 대표적인 슬럼가와 상권 쇠락지역이 재생사업으로 활력을 되찾고 있다. 골목은 새로 단장돼 떠났던 이웃이 찾고 있고, 위축된 상권은 다시 회복하고 있다. 길거리 적재물 방치 등으로 어수선했던 거리는 문화와 예술을 입히면서 청소년들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 3월 27일 오후 대구 서구 비산 2·3동 사무소 인근 달성토성 주변 마을 안 골목으로 들어서자 울긋불긋한 화분이 줄지어 자리 잡고 있었다. 해바라기, 터널, 비밀 등으로 이름 붙여진 ‘골목정원’이 40여 곳이나 됐다. 여기에 ‘비산’의 옛 이름을 딴 ‘날뫼북춤’과 달성토성(사적 62호) 등을 그린 벽화와 조형물이 있어 찾는 이들에게 관람 거리도 선사하고 있었다.

비산 2·3동은 1980년대에는 주민이 3만 명이 넘었다. 하지만 마을이 노후화하면서 2010년 1만5000여 명으로 급격히 줄어 대구의 대표적인 슬럼가로 변했다. 공동화 현상 가속화로 빈집이 늘고 골목에는 쓰레기가 방치되면서 주민들이 지나다니길 꺼릴 정도였다.

이를 보다 못한 주민들이 뜻을 모아 2013년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골목 재생에 나섰다. 주민들은 골목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빈 곳에 작은 공원을 만들고 너도나도 화분을 내놓아 정원을 가꿨다. 이러한 골목 길이는 630m나 된다. 주민 이모(여·70) 씨는 “초기에는 골목에 내놓은 화분이 가끔 없어졌으나 너도나도 갖다놓으면서 사라졌던 화분이 다시 자리를 찾고 자연스럽게 이웃과 친해졌다”고 말했다.

또 주민과 서구는 주택을 개량하고 간판·가로도 정비한 데 이어 인근 달성토성에는 둘레길을 조성했다. 달성토성 일대는 역사문화마당과 생태형 담장도 꾸몄다. 주민들은 4년 전부터 4월에 ‘달성토성마을골목축제’도 열고 있다. 올해는 오는 27일 개최한다. 주민들은 카페(달성토성 마을 다락방)와 26대 주차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만들어 수익사업도 하고 있다. 이 마을은 도시재생 모범사례로 인정받아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4억 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20여 년 전 이곳에서 대구 수성구로 떠났다가 마침 이날 찾은 이모(55) 씨는 “콘크리트 벽과 바닥만 있어 온기가 없던 골목이 산뜻하게 단장돼 다시 이사 오고 싶다”고 말했다. 주민 이갑년(여·66) 씨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우리 마을은 집값이 오히려 오르고 있고 외지인들이 찾으면서 빈집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인근 중구에 조성된 북성로 대구읍성 상징 거리(1.7㎞)는 역사를 알리는 교육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구는 관내 거리에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였던 순종이 1909년 순행(巡幸·임금이 나라 안을 두루 살피며 돌아다니는 일)을 위해 대구를 방문한 역사적 배경에 착안해 ‘순종 황제 어가길’을 조성했다. 또 공구 골목을 정비하고 거리박물관(30m)도 만들었다. 거리박물관은 땅을 1m 정도 파낸 뒤 성벽 바닥 모형을 설치하고 그 위에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투명 강화유리를 덮은 것이다. 읍성이 있던 곳에는 1905년 당시 주거지역, 성벽 등을 표시한 모형도 설치했다. 또 중구는 북성로와 함께 향촌동 재생에도 나서 1912년 건립된 한국상업은행 대구지점을 보수해 ‘향촌문화관(1·2층)’과 ‘대구문학관(3·4층)’을 건립하는 등 근대 건축물 리노베이션도 진행했다. 향촌문화관에는 ‘우리 이웃이 살아온 한 시대, 향촌동 이야기’라는 주제로 6·25전쟁 전후의 향촌동이 재현돼 있다. 당시 문인과 예술인들의 발자취를 느끼도록 하기 위해 시인 구상이 단골로 머물던 화월여관, 화가 이중섭이 내 집처럼 드나들던 백록다방도 꾸며 놨다.

이와 함께 남구는 앞산 일대에 웰빙먹거리타운(대명중학교~빨래터공원·1.5㎞)을 조성했다. 앞산 일대는 1980~1990년대 대구에서 즐길 거리가 가장 많은 곳이었다. 하지만 1997년 앞산순환도로가 개통되고 차량 통행이 늘어나면서 지나다니는 사람이 절반 이상 줄어들어 70여 개 음식점이 문을 닫는 등 침체했다. 이에 따라 남구는 앞산 둘레길과 자연스럽게 연계시켜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건축물을 정비하고 야간경관, 공영주차장 등을 조성했다. 이로 인해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주택가 카페·음식 골목도 다시 형성되면서 활성화돼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또 남구는 ‘문화예술 생각대로’(영대병원네거리~대구시 청소년문화의 집·1.3㎞)를 조성해 지역 청소년과 문화·예술인의 문화 공유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경북여자상업고, 경북예술고 인근에는 청소년 블루존도 조성했다. 도로 옹벽에는 ‘송학’을 심어 푸른 숲으로 바꾸고 ‘2·28 민주운동 발상지’라는 역사적 의미를 담아 228명의 학생이 글을 새긴 228개의 타일도 전시했다. 소공연장과 연습실 등을 갖춘 창작센터도 건립해 청소년들이 예술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대구 = 글·사진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도시혁신 산업박람회 추진위원회 사무국 주소 :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4나길 46, 덕성빌딩
TEL : 02)785-5801 FAX : 02)784-5801 이메일 : kuria@kuria.or.kr

COPYRIGHT(C) City Renaissance Industry EXPO ALL RIGHT RESERVED.